일상다반사 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 아이에게 양보하라는 맘충썰

트러블메이킹 2022. 9. 24.

오늘 4살배기 딸아이가 병원 검진이 있어서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이 집과는 거리가 좀 있어
광역버스를 이용해야해요.


남편은 출근했고 집에 차는 한대인데
남편이 출퇴근용으로 써요.

최대한 출퇴근시간은 피해 다녀오려고
노력했지만 막상 병원을 가니
예상했던것처럼 진행이 안되더라구요.

날은 덥고, 예약한 시간에 맞춰갔지만
그시간에 맞게 들어가지도 못하고
좀 기다리기도 했구요.

검진을 하고나오니 아이가 배가 고파하길래
간단하게 먹이고 오다보니
버스탈때쯤 퇴근시간이랑 겹쳐졌습니다.

제가 타는곳이 고속도로타기 바로 전 역이라
사람이 많아요.


당연히 아이와 버스에 탔을때는
자리가 만석이었습니다.
서있는분들도 계셨구요.

아이랑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버스기사분께서 자리가 없는데
아이를 데리고 타도 괜찮겠냐고 하셨습니다

저희 아이 4살이고 걸을수도 뛸수도있고
아무 불편함없이 서있을수있습니다.


버스가 흔들리긴하겠지만 저도 있었고
제가 충분히 케어 할수있었으니까요.

근데 버스가 고속도로로 들어가고 달렸다가
퇴근시간이라 길이 막혀 정체가되어


한참을 서있기도하다가를 반복하니
우리 아이가 좀 지쳤는지
평소 순하던 아이가 칭얼대기 시작했어요

저도 당황스럽고 길은 또 왜 이렇게 막히나
아무리 퇴근시간이라고해도
너무 막히는거 아닌가 싶어
창문을 자꾸 내다보게 되었고
고속도로만 아니면 아이를 데리고 내려
차리라 지하철이라도 타고싶었지만
그것조차도 여건이 안되었네요.

저와 우리아이가 서있던곳앞에는
어떤 직장인 남녀가 앉아계셨습니다.


직장인으로 보이긴하는데 같은 직장이신지
커플이신지 아무튼 두분이 아는사이더라구요

아이가 칭얼대니 바깥쪽에 앉아계셨던 남자가
아이 여기 앉히라며 일어나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제가 앉고 아이를 무릎에 앉혔습니다.

남자분께서 서류가방같은걸 들고 계셨는데
그 옆에 있던 여자분은 앉아계시면서도
남자분 가방은 안받아주시더라구요.

저는 아이만 없었다면 가방이라도 제가 받아
가지고있겠다고 했을텐데
아이가 있어 그러지 못했습니다.

한참 가던중에 4살배기 아이를 무릎에 앉히니
힘들기도 했고 아이도 무릎에 앉으니 불편한지
자꾸 칭얼대더라구요.


울기도하고 소리도 조금 질렀지만
시끄러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몸을 꼬고 칭얼대면서
옆에 여자분을 몇번 조금 쳤는지
여자분께서 점점 표정이 안좋아지시더라구요
저와 우리 아이를 언짢게 쳐다보는것도 같았고

다른것도 아닌 아이가 힘들어서 살짝 친걸로
그렇게 표정이 일그러지는것부터가
인성이 좋게 보이지도 않았지만 참앗습니다.

아이가 하도 칭얼대길래
뽀로로 영상을 조금 틀어줬어요.


다른아이들도 그렇듯
저희 아이도 뽀로로 영상을 좋아하거든요.

소리는 볼륨 3~4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정도로 했고 소리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시끄러웠는지 기꺼이는
볼륨을 조금 줄여달라고 말을 하더라구요..

누가 보면 본인은 집에서
티비도 안보고 사는줄 알겠어요.


티비볼때 볼륨 안키고 보는 사람도 있나요?
어느정도는 키잖아요..

본인은 되고 우리아이는 안되나요?
아이란 이유로?


그리고 솔직히..아이가 그렇게 힘들어하고
칭얼대면 애초에 본인도 남자친구인지
회사동료인지가 자리 양보해줄때
같이 일어나는게 맞았다고 봐요..

물론 의무는 아니지만, 저랑 아이랑 둘인데..
그리고 남자분은 일어나는데


남자분 가방도 안받아주고
같이 얘기하던 일행이 일어났는데도


혼자서 꿋꿋하게 앉아있는게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아이가 제 무릎에서 불편해서 그랬지
자리 하나 차지하고 앉았으면
아마 잠들었거나
그정도로 칭얼대진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원래는 매우 순해서 잘 칭얼대지도 않고
뽀로로 영상만 틀어주면 곧잘보고 좋아해요

저도 낮부터 병원가랴 아이 케어하랴
날은덥고 버스타기까지 힘들어죽겠었는데


옆에서 그런 취급까지 받으니
내가 이러려고 돈내고 버스를 탔나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이런것도 맘충에 해당되나요?
세상에 이런걸로도 맘충소리 들으면
세상에 맘충소리 안들을 엄마들 없겠네요..

전 나름 잘하고있다고 생각했고
우리아이 또한 너무 예쁘고 순하다 생각했는데


아이가 힘들어서 그거 조금 칭얼댔다고
저와 아이를 그렇게 쳐다보는게
너무 화가 납니다.

아직 아이를 안키워봐서 그런거겠거니
생각해도 너무하잖아요..
어른도 아닌 아이인데..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일하고 온 사람들이랑
더운날 아이 케어하던 저랑
솔직히 누가 더 힘들까요..


직장인들 비하하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치만 기본적인 예의는 좀 지켜줬으면 해요..
아니면 버스에
아이를 위한 자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지하철에는 노약자석이 있듯이
버스에도 아이와 엄마만 따로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저희 아이도 눈치 안보고
서로서로 그게 좋을거같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네요..

+추가

저는 사실 제가 잘못했다고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그냥 저도 힘들고
아이 키우는것도 힘들다보니
배려를 바랬나봐요


그게 당연시하다고 여겼을수도 있구요

하지만 아이 이어폰을 사주라는둥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둥
그런말들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맞네요

사람이 어떻게 택시만 타고 다닙니까?
다들 부잣집에서 편하게 자라셨나봐요

그리고 아이 청력에 정말 안좋은게
이어폰입니다.


어른도 안좋은데 아이는 오죽할까요.

저는 그냥 그 여자분이
제 옆에서 그렇게 불편했으면 일행 따라서


그리고 본인이 저와 저희 아이를 피해서
일어났으면 되지 않았을까 싶었던거에요

싫은티를 내면서도 끝끝내 앉겠다는
의지로밖에 안보여서 그렇게 말한것입니다

아무튼 앞으로 공공장소에선
볼륨을 조금 더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도 크진 않았지만요.

제 옆자리에 앉았던 여자분이
유독 다른분들에 비해 예민했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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