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 남편이 시어머니한테 먼저 사과하라는데

트러블메이킹 2022. 10. 25. 12:15

목차

    저와 남편은 사내커플이었고요
    제가 처음에 남편의 부하로 들어갔다가


    타 부서(스튜디오)로 이동해서
    거기서 조금 핀 케이스입니다.

    그 사실을 결혼 전부터 알았어서 그런지
    시어머니가 저를 아주 무슨
    자기 아들이 회사에서 애지중지 해 줘서
    편하게 일하는 줄 알고
    부하였다니까 급여도 별것 아닌거로 봐요.

    사실 이전한 부서 쪽이 팔리는 아이템을 만들어
    지금은 제 쪽이 더 입지적으로 튼튼하고
    급여도 비슷할 수준까지 상승했거든요
    보너스 따지면 더 많네요.

    그걸 몰랐을 때는 여자가 벌면 얼마나 버냐
    남편(자기아들)이 회사에서 신경하나 덜쓰게
    집에서 살림이나 해라


    쟤 아침도 못 먹고 나가는거 들으면 가슴아프다
    블라블라 하기에

    남편이 연봉 까고 
    이사람 저보다 잘나가면 잘나갔지 
    못한 사람 아니라고 질러버렸습니다.

    그 후로는 레퍼토리가 바뀌어서
    돈 많이 벌어도

    시부모에게 하나도 안 가져오는 며느리
    뭐가 이쁘냐


    난 나 용돈 주는 아들이 최고다
    일만 하고 애도 안 낳으니 섭섭하다


    넌 일이 중요하냐 시댁 행사가 중요하냐
    시댁 행사가 중요한 거다


    니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결국 애 낳고
    회사 관두면 우리 아들이 먹여살린다


    지금 아무리 일해봤자 나중에 쓸모없는거 되니
    걍 그만두고 빨리 애나 낳고 아들 챙겨줘라..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저 말을 몇달 참다가
    거하게 한바탕 했네요.
    대충 기억나는 대로 말 하면

    전 애를 낳건 뭘 하건 일 계속 할거다
    집에 들어앉아서 집안일만 할 생각없다


    저 사람도 성인이니
    자기 앞가림을 제게 맡기면 안된다..


    그리고 결정적인 게..
    저는 십년 후의 제 모습이 집에서 애나 보고


    남편 밥이나 하는 거라면
    지금 당장 여기서 혀 깨물고 죽어버리겠다..
    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시어머니가 드러누우셨다네요.
    제가 전업주부분들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고

     

    그냥 하도 저를 비하하시고 들볶으시기에
    나오는 대로 말했는데

    남편은 이번엔 니가 잘못했다네요
    평생 남편과 아들 뒷바라지만 하신 분께
    그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말을 했으니


    어머니 누우시는 거 당연하다
    이번엔 니가 먼저 사과하라기에

    전 싫다 했습니다.
    당신 인생 부정당하는 건 싫으면서
    왜 내 인생은 그렇게 부정하고
    끌어내리지 못해서 악을 썼냐고요

    난 전혀 잘못했다는 생각 안하고
    사과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 시대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고
    넌 많은 선택지가 있었으니


    선택지 하나 없던 어머니 인생을
    불쌍하게 여겨서 좀 사과하면 안되냐
    하네요

    전 절대로 사과할 생각이 없는데..
    제가 정말로 잘못했으면
    먼저 사과를 할 상황인가요?

    네이트판 베플1

    아직 일이 해결되지는 않았고요
    그냥 남편과는 평행선 모드입니다.

    남편은
    어머니가 잘못한 거 인정한다
    자기가 쉴드 못 친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본인 어머니는 평생 고운 말만 쓰시고
    고운 말만 들으시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신 분인데 며느리가 혀 깨문다는 말하니
    충격을 받으셨을 거다


    그건 니가 사과해 줬으면 좋겠다
    니가 먼저 사과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기가 노력하겠다.
    이런입장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운 말 어쩌고 하는 건
    제가 보기엔 가소롭고요.

    결혼 전에는 그렇게 저나 친정을 칭찬하시다가
    결혼 하고 얼마 안 있어

    우리 아들은 교사 약사 선자리도 
    많이 들어왔는데..에서 시작해서

    요리도 이렇게 못해서 어따가 쓰나
    (네 요리 못합니다,그건 남편도 마찬가지)

    너 우리집 제사는 기억하니?

    며느리가 되 놔서 시아버지 생신상도
    안 차리고..시아버지 섭섭하시겠다
    (남편 주도로 외식)

    너희 오빠는 왜 그나이 되도록
    결혼을 못하니? 문제있니?
    동남아 처녀라도 사와야 하는 거 아니니?
    (네 5살 연상 오빠 아직 결혼 안했습니다.
    부모님 사업 돕느라 바빠 연애를 못하더군요)

    이런 막말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는 남편이 태도를 고칠 때까지
    안 갖겠다고 선언한 참이고요.

    일단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남편의
    "애 키우는게 뭐가 힘드냐
    고양이 돌보는 것보다 덜 힘들거다"
    라는 말 때문입니다.

    같이 살게 된 후로 밥 준 적 똥치운 적
    목욕시킨 적 한 번 없고
    심지어 자기가 키우던 고양이 병원 데려가는
    것조차 안해서 주말에 저 혼자 데려갑니다.

    그러면서 두마리 다 절 잘 따르니
    역시 동물이나 사람이나 엄마만 따른다고
    투덜투덜..아니 밥주는 사람 따르는게
    당연하죠..

    그리고 아이를 갖고 싶어도 관계가 거의 없는데
    이도 저는 남편의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의 취미가 게임이라 퇴근 후 항상
    게임을 하는데 안말리면 새벽 한두시까지 해요


    좀 일찍 잠자리에 들면 폰이나 포터블 게임기로
    하고 싶은거 다 하고 12시 넘어서야
    슬금슬금 절 건드리는데 새벽 6시에 일어나는
    저는 12시만 되면 곯아떨어져요.

     

    그래서 살짝 신경질을 내면
    저더러 잠자리 거부한다고 뭐라 하고..

    물론 어른 앞에서 혀깨문다는 말은
    부적절하지만


    근 1년 반동안 시어머니의 자기 아들 자랑
    저 비하하는 말을 들었더니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툭 뭐가 끊어지더라고요
    내가 어떻게 일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저런 소리나 들어야 하나..싶기도 하고

    직장에서 " 진짜 쟤는 개같이 일한다"는
    말까지 듣고 여자가 어쩌구 얘기 듣기 싫어서
    남이 피하는 일 다 맡아서 하고

    심지어 한달 내내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풀타임 근무하다가


    위가 움직이질 않아서(소화가 전혀 되지 않음)
    정밀 검사까지 받아서 플젝 성공시키면서까지
    올라간 자리인데..너무 억울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막말(?)은 삼가하려구요.
    그래도 제가 먼저 사과하지는 않을 겁니다.

    네이트판 베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