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0대 초반 워킹맘이고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둘째 계획은 없습니다.
둘째 낳으라는 말..
귀에 못이 박히다 못해..
양 못이 서로 만날 지경이지만
한 10번까지는 웃으면서 꾹 참습니다.
그러니까 한사람이 10번정도
둘째 낳으라고 말해도 참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얼마나 참고 살았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아파트에서 출퇴근시간이 같아서
매일 마주치는 아주머니가 있어요.
(아주머니라 쓰고 할머니라 읽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날때마다 둘째,둘째,둘째..
그 레퍼토리들 있잖아요.
첫째 외롭다.
둘은 낳아야 한다.
인구가 어쩌고 저쩌고..
낳을 생각 없다고 둘째가 첫째 장난감이냐고
웃으면서 대응하고 말았는데..
횟수가 하루 한 번씩만해도 몇 달이니..
더이상 견딜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다른 집 할머니도 계신 자리였어요.
그날도 둘째타령하고 그 아줌마가 내리셨는데
다른 집 할머니가 한마디 하십니다.
"지 딸은 35살 먹어서 시집도 못 갔으면서
왜 지X인겨"
그 소리 듣고 진짜 웃음만....ㅋㅋㅋㅋㅋ
그리고 이것저것 받아칠 멘트를 준비하고
다음날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다음날 어김없이..
이번에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쳤네요..
이번에는 대화가 길었어요 ㅋㅋ
아줌마 - 둘째안낳아?
저 - 따님 결혼 안 시키세요?
아줌마 - 우리 딸 결혼 안 한건 어떻게 알았어?
저 - 그냥 지나가다 들었어요.
35살이라면서요.
아직도 왜 시집을 못 갔데요?
(나이 있으신 비혼분들 비하의도 1도 없음)
아줌마 - 짝을 못만나서 그렇지
그런데 둘째 안낳아?
저 - 제가 선자리 주선할까요?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아줌마 - 간호사 일 하다가 잠깐 쉬고 있어
저 - 전에 어느병원에서 일하셨는데요?
아줌마 - 그건 알아서 뭐하게?(이미 표정구김)
내과에서 일했는데?
저 - 개인병원이죠?간호조무사신가보네요
(간호조무사분들..비하의도 없습니다)
선자리는 좀 힘들겠네요.....
직장이 있어야 소개를 시켜드리죠..
아무나 잡아서라도 빨리 결혼해서
애 낳으셔야겠어요. 노산이네 노산!!
첫째도 낳기 힘들겠네!!
아줌마 - 우리딸이 결혼을 하던 애를 낳던 말던
뭔 상관이래?
저 - 아줌마는 뭔 상관이시길래
저한테 볼때마다 둘째 낳으라고 하세요?
그 아줌마 말문 턱 막혀서 씩씩거리며
계단으로 올라가시더라구요.....ㅋㅋㅋㅋ
이제 둘째 낳으라는 소리 안하시겠죠?
저 아줌마 한방 먹이고 집에들어와서
혼자서 얏호~~ 픽미픽미 거리면서 춤췄어요~
홧병나기 일보직전이었거든요.ㅋㅋㅋㅋㅋ
진짜 할머님
시원한 수박한덩이 사서 가져다드려야겠네요.
이유는 묻지 마시고
그냥 제가 혼자 고마운일이 있다고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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