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결혼하면서
누구 하나만 힘들지 않은 결혼생활하려면
여자도,남자도 단단히 각오하고 시작해야해요.
결혼 5년차이고 아이는 없고
반반결혼한 맞벌이 부부예요.
동갑내기 결혼인데
직장생활은 제가 5년 더 빨라
호봉 따지고 하니 연봉은 제가 약간 높아요.
능력은 엇비슷한데
반반결혼시작부터 어려웠어요.
둘이 모아놓은 돈으로는
서울서 대출 안끼고 전세 구하기도 어려웠고
시부모님은 시댁 가전제품까지
제돈으로 바꿔주길 바랐으니까요.
신랑은 모자란 부분 자기가 대출받을꺼니까
제돈 일부는 전세에 보태고 혼수 빵빵하게
시댁 에어컨+김치냉장고 바꿔달라고했어요.
그리고 집은 자기가 구해오는거니
시부모님 나이들면 제가 모셔야 한다고..
돈은 똑같이 들어가는데
왜 나는 감가상각 들어가는 혼수 마련하고
너는 집에 돈을 넣느냐.
대출금은 공동으로 갚는건데
그게 왜 니가 집을 해오는거냐
넌 우리부모님집 에어컨+김치냉장고 바꿔주냐
넌 우리부모님 나이들면
니가 모시고 살면서
아침저녁마다 다 수발들거냐.
밥솥버튼 누르는거 말고
니가 우리부모님 입맛맞게
나물이라도 무칠수있냐.
결혼전에 엄청 싸웠지만
시댁하고도 트러블이 좀 있었지만
여차저차 합의가 돼서
양가 부모님 가전은 안바꿔드리는걸로 하고
모은 돈은 합쳐서 대출받아
30평대 아파트 전세 구하고
혼수 반반 채워넣는걸로.
그래도 결혼하고 나니 힘들었어요.
평생 아들 전화 일주일 두번 받으면
많이 받던 시부모님.
일하는 며느리 전화는 매일같이 하세요.
근무시간은 제가 더 긴데도
집에 들어가면 신랑 쇼파에 앉아
리모컨 돌리면서 제가 해주는 밥 기다립니다.
아침에 화장하고 나오느라
준비시간은 더 긴데
신랑 아침 차려주느라
신랑보다 1시간은 더 일찍 일어났어요.
주말에 청소기 돌리고 세탁기 돌리면
신랑은 옆에서 미적미적 쓰레기 버리고..
안해주면 시어머님 눈치줍니다.
나는 아들 그렇게 안 키웠다고
제일 화가 났던건 명절.
저도 저희집 귀한딸이고
평생 명절에는 엄마아빠랑 오손도손 앉아서
엄마는 나물 무치고 아빠는 튀김 튀기고
저는 옆에서 튀김옷 입히고 그러고 살았어요.
명절에 남동생도 저도 손님 오면
같이 상차려 나가고 같이 웃으면서
명절 보내곤 했어요.
분명히 평등하게 결혼했는데
저는 명절에 저희 부모님 얼굴보기도 힘들어요.
시댁가서 시어머니 대신
주방에 들어앉아
나물 무치고 생선굽고
손님오면 과일깍아내고
매번 명절에 허리를 못폈어요..
신랑은 부추다듬다가
시어머니 주방 들어와서 째려보면
슬그머니 나가서 앉아있거나 누워있고..
똑같이 결혼했는데
나는 명절에 더 힘들단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시아버지 생신때도
저희집은 생일 누구 한사람
힘들면 안된다고
나가서 외식했거든요.
엄마 생신때는
아빠가 직접 미역국 끓여주고
그럼 제가 케익굽고 남동생은 고기굽고.
결혼 후 엄마 생신에는
분위기 익숙치않은 신랑 힘들거라고 외식!
신랑이랑 반반 각출해서
와인한병에 화장품 세트 사드렸어요.
근데 시어머니는 전날 전화해서는
너 내일 시아버지 생신인거 아냐
내일 아침에 와서 잡채하고 미역국 끓이고
밥해서 아버지 갖다줘라. 뚝 끊었어요.
미련하게 첫 생신에는
가서 미역국도 끓이고
밥해서 아침차려드렸죠
신랑 저녁에 와서
돈 몇십넣어서 용돈드렸는데
시어머니는 넌 뭐 없냐 눈치....
참다참다 도저히 못참겠다고 생각했던건
시아버지 혈관문제로 쓰러지셨을때에요.
그전에 저희엄마도 무릎이 나가서
병원에 입원하셨던적 있어요.
신랑은 퇴근 후 얼굴 비추고
과일바구니 사다주고 몸 어디 아프시냐 끝.
말동무라도 해줬으니 사위도리는 다 한거죠.
근데 시아버지 쓰러졌을때는
저 새벽같이 일어나 죽끓여서 싸서 갖다드리고
퇴근하면 밤샘 간호하고..
시어머니는 제가 할일 당연히 하는거다.
너무 힘들어서 엉엉 울다가
어느순간 이성이 딱 끊겼어요.
결혼은 서로 의지하고 살려고 하는건데
결혼하고나서는 전 오히려 정말 너무 힘들고
신랑은 오히려 몸 편해져
시부모님 돌봐줄 사람생겨서 마음편해져..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신랑 앉혀놓고
너랑 나랑 반반결혼했다.
나는 그만큼 대우받길 원한다.
그러니 나도 니가 하는만큼만 하겠다.
신랑 첨은 당연한거 아니냐고 끄덕끄덕하더니
다음번 시댁 방문일에 난리가 났죠.
신랑이 저희집에서 했던 것처럼
주방에 안들어가고 딱 앉아서
시아버지 말동무 노릇만 했으니까요.
시어머니가 상내가라고 하시는데
신랑더러 갖고오라하니 시어머니 심기불편
손가락 까딱 안하고 앉아있으니
담날 신랑한테 시어머니가 전화해서 노발대발
난리도 아니었나봐요.
신랑도 말전하면서 난리가 났고
전 니가 한만큼만 한거라고 딱 잘라 말했어요.
그리고 이번 추석에는 울집에 먼저가서
울집 전부치고 울집 차례 지내겠다고.
난리가 나고 근 두달을 싸웠어요.
너같은 여자 본적도 없다.
어른 알기를 우습게 아냐.
나이많으신 분들 니가 맞춰야지 어떡하냐
너랑 이혼하고 내조 잘하는 여자 만나겠다
..회유에..협박에.....
문제가 정리된건
제가 살고있던 집에 지분 빼겠다고
매매 알아보겟다고 선포했을때에요.
나능 이런대접 받으려고 결혼한게 아니고
반반결혼했으니 평등하게 살아보려 한거다.
얘기를 해도 안먹히니
니가 바라는 결혼이란게
어떤건지 봐라고 견적을 딱 냈어요.
집에서 내돈,내명의 대출금 빼면
도저히 서울에 30평대 전세는 못구하고
다세대주택 들어가야하는 상황.
제가 돈벌이 관두면
시부모님 용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상황.
니가 살자는대로 살면
나는 우리부모님 노후 못모시니
원래 결혼자금으로 들어왔던 돈
저부 우리부모님께 주고
시부모님 봉양에만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니가 이돈으로 순종적이고 돈없는 여자
만나면 생활수준이 유지되겠냐.
계산적이라고 난리였는데
대답하지 않고 시간을 줬더니
신랑도 생각을 많이 해본것 같았어요.
그 후로는 전이랑 비교도 안될정도로 개선!
물론 계속 잔소리하면서
신랑 행동 바꿔나간탓도 크지만 ㅋㅋ
그래도 잔소리를 "듣게"됐다는게
전하고는 너무 다르죠.
명절에 우리집 먼저가고 하는건
아무래도 어렵지만 명절 끝나고 오면
와이프 고생했다고
이틀간 손하나 까닥 못하게 해줘요.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가 눈치주고 해도
신랑은 같이 음식하고 상차리고 다해요.
그거 보기싫다고
요즘은 시어머니가 혼자 다하시긴 하지만..
과정 생략해놓고 이렇게 보면 쉬운것 같죠?
신랑 생각이 바뀐 후에도
거의 몇년을 잔소리하면서 붙어다닌것 같아요.
신랑도 각오하고 잔소리 들어주고
바꾸고 노력했구요.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애기 계획중인데
신랑더러 니가 육아휴직을 쓰지 않으면
나도 출산휴가 후 바로 복귀하겠다
고 딱 잘랐습니다.
니 돈 받아먹으면서
집에서 애보기 싫고
너는 경력단절 안되겠다는
이기적인 맘으로 사는데 왜 난 안되냐
대신에 시어머니,울엄마 고생시키기 싫으니
베비이시터 붙일거다.
싫으면 너도 육아휴직 쓰면서
나한테 육아휴직을 권해라.
이렇게 얘기하면 보수적인분들은
너 독하다고 남편이 불쌍하다고 뭐라 할건데
보수적인분들 결혼관은 저도 이해해요.
시부모님 봉양하고 남편 말 적당히 들어주면서
오손도손 사는것도 나쁘지 않죠.
그런데 그건 처음부터
"반반결혼"이라는 전제가 없어야한다 생각해요
우리부부는 첨부터 " 반반결혼"으로 시작했고
이건 서로 혼자만 힘들지 않은 결혼을 한다
는 약속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친이 반반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남자분들
이기적인 맘 먹지 말고
울신랑이 해주는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한다고
단단히 각오하셔야 해요.
그게 싫으면 반반결혼 포기하셔야죠.
반반결혼은 여자만큼이나 남자도
각오 단단히 얘기된다는 말쌈 !
머 동의하시는분도 있고 아닌분도 있겠죠
근데 본인은 전통의 단물 빨아먹으려하면서
아내될 사람은 현대식으로
결혼비용 대길 바라지 않는지
그거 한번 생각해보시길!!
보통 아내될 사람이 전통의 단물 빨아먹으면서
결혼은 반반하려 한다면
"무개념 김치녀"로 욕을 많이 먹으니
제가 따로 얘기는 안해도 될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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