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치원교사입니다.
결혼한지 3년 되었고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지난 주말에
시댁가족들과 리조트에 놀러를 갔는데
그 리조트 워터파크에서 시누네 애들 셋이
미끄럼틀을 타러 올라가 놀았습니다.
7살 쌍둥이들과 5살 아이인데
애들이 어려 걱정은 되었지만
솔직히 제 애도 아니니 신경안썼습니다.
그런데 그때 시모가 너가 유치원교사니
가서 애들 좀 봐주랍니다..
잘못들은 줄 알고 네? 하니
다시 똑같이 말씀하시더군요.
아니 자기 부모들 냅두고
제가 왜 애들을 봅니까?
그리고 전 솔직히
제 친조카와 우리반 아이들 말고는
지나가는 아이들은 별로 예쁘지도 않습니다.
고로 시누애들도 별로 정도 안갑니다.
평일에 유치원에서 일하고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끌려간것도
열받아 죽겠는데..
제 표정보고 남편이 눈치껏 빼내줬는데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습니다.
분명 뒤에서 절 까고있겠죠...
+ 추가
음.. 시누는 일단 전업주부에요.
어린 나이에 시집 가서 애 셋 키우는게 힘든지
늘 절인 배추처럼 의욕없이 있는게 안타까워서
몇번 옆에서 애들 봐주긴 했는데
돌이켜보니 최선을 다해 돌봐주어도
한번도 고맙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네요.
저희 언니는 조카들이 저한테 놀아달라고 하면
이모 피곤한데 괴롭히지 말라고
조카들을 너무 혼내서
되려 제가 민망할 정도인데..
그럼에도 유치원 교사를 하다보니
할말 못하고 꾹 참는게 습관이 되어
이런 부당한 대우에 대해
목소리 한번 못 내었습니다.
원장 선생님께,학부모님께,아이들에게
늘 불만이 있어도 웃어야만 하기에
이렇게 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는 방법밖에 모르겠어요ㅠ
그런데 이번 일을 겪고는
쿨하게 잊지 못할거라면 기분 좋게
제 주장을 하는 법을 배워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시누가 곁에 있고 손이 부족해 돕는것도 아니고
시누 노는데 애들 다칠까봐
뒤꽁무니 쫓아다니며 봐주라는데서
표정관리까지 잊어버릴 정도로 화가 났지만
표현이 익숙하지 못해
또 참은 제가 한심합니다.
항상 웃다가 무표정하게 있는 저를 보고
남편이 장난을 걸지 않았다면..휴..
제가 애들도 안 좋아하면
유치원교사는 어찌하냐고 하신 분이 계셨는데
저도 사람입니다. 아이들이 예쁘지만
저도 아이들 보는게 힘듭니다.
학생들 마음을 잘 읽어서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교사도 좋은 교사지만
수업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교사도 있잖아요
저는 제 조카들이 예뻐
유아교육과로 가기로 맘 먹었지만
예쁜건 조카여서인거지
아이들이 마냥 좋은건
아니었단 것을 깨닫고
방황하였습니다.
그런데 항상 실수하지 않으려 애쓰고
수업을 정성껏 준비하고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저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저만한 교사 찾기 힘들다
할때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나가던 애들까지 예뻐죽을만큼의 감성은
부족하지만 진심을 다하면
저도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에게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그릇이 작아
이세상 모든 아이들은 예뻐해주지 못해도
제 조카와 우리반 아이들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아낍니다.
그런데 제 일을 쉽게 보시고
잠깐 시누 애들 봐주는게 어떻냐는
식의 시모와 시누의 태도나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은 댓글은
그동안의 제 노력이 아무것도 아니게
보는 것 같아 저를 힘빠지게 합니다.
물론 댓글처럼 남의 아이들을 예쁘다 안 예쁘다
하며 함부로 언급한 것 죄송하지만
저는 제 일을 한번도 진심없이
쉽게 해본적이 없습니다. 갑자기 울컥하네요ㅠ
마지막으로 저를 옹호해주신
전직 유치원교사님 댓글..읽고 울뻔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반 아이들이란 말이 듣기 좋다하신
댓글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떤 댓글에서는
유치원교사가 나이트에 많다느니 하셨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유치원교사분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이 되겠다
고 다짐하며 그리고 이젠 제 직업을 무시못하게
시댁에 할말 다 하고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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