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 혼자 축구보러 유럽에 갔다온 아내입니다

트러블메이킹 2021. 11. 10.

여행가기 4일전 
남편이 자기가 쓴글 댓글 보라며 말하길래
어이가 없어서 점심시간 밥도 안먹고 글써요

10일날 축구 일정 없다고 하시는데
정확히 런던에서 하는 일정은 3월9일이고
챔스 16강전 보러 가는 것이에요.

전 첼시라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을
10시즌이란 긴 시간을 좋아했고


언젠가 한번쯤 내가 정말 중요한 경기다
라고 생각할때 그 경기를 홈에서 직관하자
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돈도 모아놨었어요.
남편도 알고요.

그리고 지금 돈도 많이 모았고
제가 좋아하는 구단이 디펜딩챔피언인데


올 시즌 강등 위기까지 오는
큰 부진을 겪고 있어서 맘이 좋지 않다가
큰맘먹고 요번 큰경기를 직관하러 가는거에요.

남편의 글 요지는 제가 통보식으로 말해서
어이가 없고 화가난다는 것인데

전 통보식으로 말한적 없고
남편에게 여행일정 잡아놓기 며칠 전부터
간다고 말했고 그땐 가란식으로 말했는데


점차 일정이 다가오니까
진짜가? 나는? 가지마 이렇게 된거에요.

전 내 꿈이다 너도 알지 않냐
이미 티켓도 사놨다 
첨엔 가라더니 이제와서 왜 말리냐 하니 

정말 갈줄 몰랐다고 
그리고 너혼자 무슨 여행이냐고 
복에 겨웠다고 말해요.

그래서 제가 그럼 너도 같이 가자고 하니
너가 돈 내주는거야? 하길래

무슨소리야 너돈으로 가야지 하니까
그 큰돈이 어딨다고 뭐라뭐라

결혼전에는 축구 잘아는 여자 좋다고?
하면서 만약 너가 거기 가고싶다고 할때
난 기꺼이 보내주겠다라고 말했던 사람이
말돌리고 안된다고 화만내고
내 밥은 어떻게 하냐고 하길래
어머님댁 가서 지내라니까 뭐라뭐라

그리고 제가 더 어이가 없는건
지는 무슨 친구들이랑 국내든 해외든
어찌나 싸돌아 다니는지


보라카이 좋은 조건에 나왔다며
지 친구들이랑 작년 겨울에 4박 5일
다녀왔던 사람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사람이니 전 당연히 허락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뒤에서 제 흉 봐가면서 글을 쓸 줄은
전혀 몰랐네요.

아이도 전 갖고싶은데
2년정돈 즐기고 싶다나 뭐라나 하면서
피임같은것도 철저히 하는 사람이 참나..

4일뒤에 가는데
남편이랑은 지금까지 냉전 중이에요.

어머님도 그거 꼭 가야 하냐고
저한테 전화하시고
전 제 꿈이다 남편과도 예전부터 말해왔던거다
라고 끊어요.

이럴꺼면 혼자살지 왜 결혼했냐 하시는분들
만약 남편이 이해를 못해주고 안된다 했으면
전 이결혼 안했을거에요.


남편이 계속 저 이해해주는척 되는척 해서
전 결혼 한거구요.

지금도 카톡으로
봤지? 다 너가 이상한거래
그니까 말리 취소하던가 말던가 해 라고 왔는데
맘이 편치가 않네요.

결혼하면 혼자 여행도 못가는건가요

+ 후기

두 달 전쯤
아내 혼자 유럽 간다고 글을 쓴 아내에요.

일이 너무 바빴고 까먹고 있다가 생각나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이렇게 후기를 써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 이혼해요.

아직까지 서류상으로는 부부지만
지금 별거 중이고
남편 얼굴 안 본지는 좀 됐어요.

그때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축구를 보러 다녀왔고
비록 졌지만 보고 온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제가 가있는 동안
이사람은 제게 연락 한통 안했었어요.


솔직히 저도 딱히 먼저 할 마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입국하는 날
그래도 남편이라고 나 혼자 다녀온 미안함에
면세점에서 이사람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향수를 사서 돌아왔는데
집 문이 안열리더라구요.

저 가있는 동안 비밀번호를 바꾼 거였어요.

전화를 하니 안 받고 시어머니도 안 받아서
일단 친정에 가서 연락을 기다렸는데
밤쯤 돼서야 오더라고요?

제가 니 뭐하는 거냐고
집 비밀번호 바꾼거냐니까
그렇대요.

그러고선 기억은 잘 안나는데

지혼자 뭐라 난리난리 하더니
남편말 개무시하고 인터넷에 글 올려서
남편 욕먹게 하는게 아내가 할 짓이냐며


저랑 더이상 못살겠다고 
먼저 이혼 요구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알겠다 근데 집은 어떻게 할꺼냐
하니 집은 위자료 받은셈 치고 퉁치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죄송해요.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하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저희 신혼집 말이야 반반이지 저7 걔3하고
가구며 뭐며 제가 다했어요.

남편 홀어머니 모셔서 몇푼 못모았다는거
빠듯하게 해서 결혼한건데
명의는 공동명의구요.

그런데 저보고 
자기 무슨 정신적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원래 집보다 더 받아야 하는거
니가 런던 가서 돈을 물쓰듯이 써서
없는것 같으니 집"만" 받는거라며 
고마워하라더라구요 

참나 하 진짜 별 병x같은게

결국엔 변호사님 만나서 이혼 소송 준비했고
지금 진행중이에요.

변호사님이 제가 유리한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배우자가 싫어하고 말리는 상황에서
혼자 런던에 다녀 온 것이
저쪽에선 유책사유가 될 수 있을것 같다며
약간 불리할 상황도 올 수 있다고
말하셨지만 그래도 끝까지 가보려고요.

인터넷에 글도 쓰지 말라했지만
어쩌겠어요 먼저 시작한건 남편인데

"야 너 이거 보고 있냐?
야 우리 이혼하고 설마 설마 새출발 한다하면
니 계란한판 넘게 쳐먹고 
엄마쭈쭈 빠는 마마보이인거랑 
거짓말쟁이인거 꼭 밝히고 가라 


그래야 조금이나마 도망칠 기회가 주어지잖아.
난 결혼전에 니가 외동에 홀어머니라
애틋하다 라고는 생각했지만


결혼하고 시댁에서 밥먹는데
시엄마 옆에 딱 달라붙어서 엄마 이거줘 저거줘
하며 시엄마가 궁디팡팡하며 30살 넘은
갓난쟁이 밥떠다 먹여주는거 보고
할말을 잃었었다.


이때 내가 먼저 이혼을 하자 했었어야 했는데..
내 평생 한이다."

아 그리고 보라카이 다녀온거는
제가 결혼 전부터 알던 사람들이였고


오히려 여자랑 안가고 남자랑만 간다니까
의심없이 보내준건데..
유흥쪽은 생각도 못했어요.
요번주 안에 남편 만나서 말해봐야겠어요.

해외가서 축구 본걸로 
이혼한다 유난떠는거 아니냐 
하시는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 말씀드리지만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 아요.

애 못가지는거랑 마마보이
거짓말 밥먹듯이 하는거

근데 오히려 이혼얘기를 먼저 꺼낸게
제쪽이 아니라 남편쪽입니다.

제가 참 어리석었던 것 같아요.
좋은 후기가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