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 결벽증 심한 남편하고 이혼해야 할까요?

트러블메이킹 2021. 6. 16.

 

결혼한지 2년차
20대 후반 직장인 여자입니다.
아이는 아직 없구요.

남편은 굉장히 깔끔한 성격이에요.
여자인 저보다 더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합니다.
연애할땐 이게 좋았어요.
저도 굳이 따지자면 깔끔 떠는 성격이고

전 남친들 자취방 갔을때
더럽게 어지러놓고 살고 그걸 또 내가 치워줘야
좋은 여자 좋은 여친 듣고 살 수 있던 
과거에 데인적이 있어서
살림 잘하고 적어도 자기 앞가림은 할 줄 아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거든요.

제 남편이랑 연애할때
자기는 어렸을때부터 집안청소 다했다고
더러운 꼴을 못봐서 학교 다녀오면
집안 구석구석 청소하는게 일상이었다고

그리고 실제로 남편은 깔끔하고 그런 성격이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나오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연애시절 남편의 모습에선
결벽증이란 소리가 나올정도의 청결과
정리정돈에 대한 집념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그냥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하는게 특징인 남자
딱 그정도였죠.

그러나 결혼하고 나서는 달랐습니다.
남편은 정말 제가 하는 모든일에
시비를 걸고 지적을 해요.

집에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짜증을 냅니다.
신발장에서부터 지적을 하는거죠.

신발장에 모래알이 있다.
왜 안쓰는 신발 하나는 내놓은거냐.
이 자국은 뭐냐. 뭘 흘려놓은거냐

그리고 집안을 오다니며 
제가 어지러놓은 부분이 어디있나 하고 
다 검사합니다.

이게 정말 사람을 미치게해요.

저도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남편보다 30분~1시간 정도 먼저 집에 와요.
그럼 남편은 저 혼자있는 저 시간동안
제가 집안을 어질러놓고 다닌다는겁니다.
레파토리는 비슷해요.

화장실에 네 머리카락 왜 굴러다니냐
소파는 왜 구겨져있냐
바닥이 찐덕거린다
설거지 왜 안해놨냐

이게 어느정도 수준이냐면요
저도 너무 지치고 예민해져서
저 잔소리 안들을려고 엄청 치우고 확인합니다.

그러나 저 소리를 피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저런 결점들을
찾아내려고 하거든요.

머리카락이 혹시 있을까봐
세면대나 빗는곳을 치워도
어떻게든 뒤지고 뒤져서 한홀이라도 발견해
그걸로 저 쥐잡듯이 잡습니다.

설거지요?
사온 요플레 먹을려고 티스푼 하나 쓰고
그거 안씻어놨다고 30분동안을
윽박지르면서 뭐라합니다..

저는 집에서 물밖에 안마셔요.
커피 음료수?
그런거라도 마시는 날에는 하루종일
너가 또 마시면서 다 흘리고 다녀서
온 바닥이 찐덕거린다고 욕합니다.

아니 제가 애도 아니고 
손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뭘 마시기만하면 다 흘린다는게 말이 되나요?

결국 저한테 너 안되겠다면서
물도 싱크대 앞에서만 먹으라고 합니다.
거기서만 마시라고 흘리니까 ㅋㅋㅋ

제가 한번은 빈 콜라병을
식탁에 일부러 올려놨는데요.
그날도 어김없이 온바닥이 찐덕거린다면서
욕하고 소리지르더라구요.

근데 저 콜라 안마셨거든요.
반응 보려고 빈통만 가져다 놓은건데
예상했던데로 그렇게 나오니까
진짜 너무 화나고 미칠 것 같아서
악지르면서 울었습니다.

 


이러면서 제가 무슨 세상에서
가장 못되고 자격없는 아내인냥 한탄합니다

다른 집 가봐라 너처럼 한심한 여자 없다
너 진짜 정상 아니다 너같은 여자 처음봐
너네 친구집 가봐 너처럼 사나
여자들은 보통 깔끔하지 않냐? 
넌 왜 그 모양인데

이 소리를 저도 제가 비정상적인 인간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세뇌하듯이 합니다.

먹을거는 무조건 식탁에서만 먹어야하는게
저한테만 내린 규칙인데
본인은 거실에서 침대에서 잘만 먹어요.
왜 너는 거기서 쳐먹냐니까
자기는 깔끔해서 괜찮다하더라구요 ㅋㅋ

이게 결벽증인가요?

지는 침대에서 거실에서 뭘 쳐먹어도 괜찮고
남은 안되고.
지는 아침에 샌드위치 먹고 쓴 접시
설거지 안해도 괜찮고 난 바로바로 치워야하고

제가 화내면서 싸우는 날엔
자기 깔끔한거 모르고 결혼했냐 이럽니다.

이건 깔끔한것도 결벽증도 아니죠.
그냥 자기 사회생활하면서 받은 스트레스
집에서 지 부인한테 풀려고 갖다 붙히는
그럴싸한 핑계죠.

각자 돌아가면서 집안일 하는데
제가 설거지한 날엔 
이거 설거지라고 해놨냐?
빨래 너는 날엔
야 와봐 이게 지금 정상적으로 널어놓은 상태냐
수건이라도 개서 넣어놓으면
야 와봐 너 지금 이게 이쁜것같냐?
이러고 넣어놓은게?
왜 하나를 해도 딱 말 안나오게 깔끔하게 못해
라며 혼냅니다.

남편과 제 카톡엔 
온통 남편이 집안 뒤지면서 찍어놓은
제가 어지러놓았다는 증거사진들로만
가득합니다.

현관에 모래알이라도 하나 있으면
그거 찍어서 카톡으로도 뭐라합니다.

머리카락 하나라도 있으면 그거 찍어서
카톡 5~60개씩 보내면서 혼냅니다.

직장에 와서도 벗어날 수가 없어요.

지가 뭔데 ㅅㅂ.. 부인을 가르치려 들었던건지
다행히도 아직 제가 
이런 ㅆㅅㄲ랑 계속 살아야하나 말아야하나
어떻게 하면 남편을 바꿔놓을수 있을까 
고민할 정도로 대가리가 맛간게 아니라
이혼은 이미 결심했어요.

뭐 사람 고쳐서 쓴다.
이런 노력 자체 안해봤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
고쳐도 답 없는 인간이란걸
이미 몸 부딪히며 겪어봤으니까요.

이미 결심 섰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에요.

내가 미친건지 지가 미친건지

저는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 듣기만해도
스트레스 받아요.

남편 오는걸까봐
그 소리 듣기만해도 예민해지고 짜증이 납니다.

이게 부부고 정상적인 결혼생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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