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긴 했지만
딱히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어려움 없이
넉넉하게 자랐습니다.
딱 스물에 대학 들어가
스물세살 대학 졸업과 동시에
2년 사귄 남자랑 결혼 했다가
5년만에 이혼했어요.
끔찍한 시집살이와 남편의 무심함 덕분에
이혼할때쯤 키가 163인데
체중이 40키로까지 내려 갔었고
두번째 아이를 유산하는것과 동시에
이혼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이혼 소송을 도와준것이
지금의 새언니입니다.
당시엔 오빠의 여자친구였고
법조계 쪽으로 아는 분이 많아
언니의 인맥으로
좋은 이혼 전문 변호사분의 도움을 받아
위자료와 재산분할 뿐만 아니라
그 간의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인 고통으로 인한 스트레스성 장애
에 대한 손해 배상까지
그야말로 시집에서 보기에는
날강도나 다름 없이
악착같이 다 받아주실 정도로
물심양면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전 그 5년간의 결혼 생활에 의한 충격으로
심각한 우울증과 탈모를 겪었고
이혼 후에도 자다가도
뱃속에서 애가 움직이는거 같은 느낌에
기겁하며 깨어나길 반복할 정도로
유산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이때 절 가장 많이 위로하고 도와준것도
지금 새언니였어요.
오빠 여친이기 이전에 같은 여자로서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거 두고 못본다며
제 손 잡고 정신과 치료 받으러 다녀 준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때 엄마는 아직 사업을 접기 전이셨고
이혼 후 제가 너무 혼자 있고 싶어
엄마랑 같이 살지를 않았어요.
변호사님이랑 이혼 후에도
몇번 상담 받을 일이 있었는데
제 상태 보고 언니한테
꼭 정신과 치료 받게 하라고
부탁하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제작년 겨울
드디어 새언니와 오빠가 결혼을 했습니다.
3년 열애 끝에 하는 결혼이었고
두사람 모두 각자 집안에
독신주의를 표방하다가 결혼을 선택한지라
양가 모두 흔쾌히 결혼을 추진했고
큰 마찰 없이 결혼 하는거 같았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저희 엄마가 갑자기
합가를 원하셨어요 저도 반대 했었고
오빠가 대놓고 자기 평생 독신으로
살아도 되겠냐고 왜 이러냐고
한참 둘이 싸웠지만
어찌 저찌 첫 아이 생길때 까지만
합가 하는걸로 합의가 되었고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집을 원래 새언니 명의의 건물이 있어
그쪽으로 들어 가려다가 합가하게 되면서
엄마가 엄마 명의로
양재동에 50평대 아파트 새로 구매 하셨어요.
예단 예물은 합가이니 생략했고
혼수랑 결혼식,신혼여행은
오빠랑 언니가 반반 한걸로 알고 있어요.
딱히 양가가 서로 어느 한쪽에 많이 밀리거나
하는 집안이 아니다 보니
도리어 허례허식 다 버리는데 합의가 쉬웠고
합가만으로도 언니쪽에서
많은 양보 했다는걸 알고 있어요.
저한테는 생명의 은인 같은 새언니인지라
감히 시누노릇 따위 할 생각도 없었고
저희 엄마도 친딸이 아니라
귀한 며느리로 모시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실 정도였어요.
신행 이후 바로 합가 한 후에
오빠가 한창 해외출장으로 바쁘던 시기에는
새언니 주도로 엄마랑,저,새언니
셋이서 제주도 여행도 다녀오고 했네요.
합가 했지만
새언니 싹싹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엄마랑 잘 지내는거 같았고..
항상 먼저 연락해 저 챙겨주는거 감사했구요.
한달에 한번은 저 혼자 사는 지방까지 내려와
밥 같이 먹고 밤새 대화하고 자고갔습니다.
새언니가 저보다 한참 언니다 보니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해 주었어요.
새언니 조언대로 저는 학원 차리면서
이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잊고
아이들 가르치는 재미에 우울증에서
꽤 벗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친언니가 있다해도
그리 신경 써 주기 힘들텐데
새언니는 친동생보다 더 어린 저라며
항상 제 걱정에 먼저 연락 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오빠부부 결혼한지 한 일년 지나고
언젠가부터 새언니가 딱히 연락도 없고
엄마도 저한테 따로 연락하는 일 없이
명절에 얼굴보고,생신때 얼굴보고
하는 정도였네요.
별 신경 안썼습니다.
바쁘면 연락 하기 힘든거 사실이고
제가 딱히 먼저 안부연락 하는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새언니가 한가할때 연락 하시겠지
아니면 명절에 보면 되지
그리 생각하고 말았어요.
이번 구정에 제가 몸이 너무 안좋고 해서
한시간 거리인 엄마집에
들르는것 조차 귀찮았어요.
이혼 후 자주 열나고 아프고 한데
이럴때 되려 누가 같이 있는것 자체가
싫을 정도로 만사가 귀찮습니다.
짜증도 심해지구요.
그래서 그냥 혼자 앓고 정 안되면 응급실 가요
그래서 구정엔 전화 한통으로
엄마랑 인사만 하고
오빠한테 전화하고 말았습니다
새언니한테 얼굴 뵈러 못가 죄송하다고
전해 달라고 했구요.
그래서 전 오빠네 가족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말 전혀 몰랐습니다.
며칠 전 엄마가
한동안만 제 집에 있으면 안되겠냐고
전화가 왔어요.
별 생각 없이 그러시라고
간만에 엄마 밥 먹겠다 싶어
가볍게 생각 하고 오시라 했어요.
그런데 여행가방 두개에
엄마가 짐을 꽉꽉 채워 오신게..
반찬 같은게 아니라
당신 옷가지와 짐이네요..
오래 있을 예정인가보다 싶었고
결혼한지 이년 지난 오빠 부부 사이에
아직 아이 소식이 없어서
엄마가 눈치껏 자리 피하신건가 했습니다.
저녁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길 하는데
엄마가 갑자기 우시네요.
얼마나 서러우셨던건지
밥상 위로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뭔 일인가 싶었습니다.
얘길 들어 보니 너무 충격이었어요.
작년 여름쯤
새언니가 엄청 아파서 일을 쉬게 됐어요.
언니네 아버님이 대표로 계신 곳이라
복직에 걸림돌이 없어 기왕 시기로 한거
나이도 있고 하니 아이 낳고 좀 키워 놓고
복직하겠다고 하더래요.
그때부터 엄마랑 언니랑
하루종일 같이 있게 되었어요.
여기까진 저도 작년 추석에 얘길 들었으니
알고 있었구요.
그런데 추석 이후로
회사 간 오빠가 자꾸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괜찮으시냐고 확인 할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없이 우리 아들 효자구나 싶었대요.
그런데 점점 전화도 자주오고
같이 식사 하거나 집에 같이 있을때
오빠가 자꾸 엄마의 작은 실수들에
심각한 얼굴을 하더래요.
잔소리만 좀 해도
엄마 대체 왜 그러시냐
지금 정확하게 상황 인지하신거 맞냐며
정색하고 대꾸하고
손목 힘이 빠져 그릇 놓쳐 식탁에 쏟거나 하면
엄마 정말 괜찮냐, 지금 뭐하신줄 아느냐..
뭐 이런식으로
자꾸 정신 나간 노인 취급을 하더랍니다.
그러더니 얼마 전엔 진지하게
치매 검진 한번 받아 보자고
혹시 모르는 일이라고
오빠가 너무 진지하게 얘길 했대요.
그때 엄마가 너무 충격을 먹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는데
오빠가 그래도 꼭 한번 받아 보자고 했다네요
치매는 초기에 알면 예방도 할 수 있다며..
어쨌든 엄마가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일단락은 되었다고 해요.
저희 엄마 예순다섯 되셨는데..
어디로 봐도 오십대 초반으로 보이실 정도로
젊어 보이세요.
말씀하시는거나 행동하시는거에
뭐 문제가 있는거 같지도 않으셨구요.
저도 좀 벙 쪄서 오빠가 미친건가
싶은 심정으로 얘길 들었는데
며칠 전에 마지막 사단이 났대요.
저저번주 일요일에 오빠가 약속 있어
아침에 나가고 새언니랑 점심을 먹고 있었대요
엄마가 일상적인 얘기 좀 하다가
빨래 관련 해서 몇마디 하셨대요.
니네 빨래는 그래도 이제 니가 집에 있는데
니가 하는게 맞지 않겠냐고..
새언니가
어머님이 저희 방 뒤져서 가져가지만 않으시면
제가 할건데요. 라고 대답했대요.
엄마 입장에선
하도 빨래를 방에 박아 두고
냄새 날때 까지 두니 답답해서 꺼내다 하신건데
새언니가 그렇게 대답하니
순간 속으로 욕이 탁 나오려고 했대요.
그래도 꾹 참고
앞으로는 빨래 방에 두지 말고
바로바로 꺼내다 하라고
어쨌든 내 집에 사는데
난 좀 깨끗하게 살고싶다. 그러셨대요.
그랬더니 새언니가 숟가락 딱 내려 놓더니
엄마 노려보면서 그럼 분가 하게 해 달라고
이대로라면 절대 애 안생긴다고 했대요
어머님 지금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거
모르시겠냐고 치매시라고 말했대요
자꾸 이러시면
어머니 요양원 가시는거 밖에 방법이 없다고..
그 순간 엄마가 정말 화가 나서
숟가락 집어 던지셨대요.
너 지금 엇다 대고 막말이냐고 화내시면서
새언니가 코웃음 쳤고
엄마 정말 화나서 밥그릇이랑 국그릇 확 밀고
벌떡 일어나서
정말 뺨이라도 한대 치려고 하셨대요.
근데 그때 오빠가 들어 왔다네요.
그리고 식탁에 음식 다 흐트러지고
엄마 화난 얼굴 보더니
바로 엄마한테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병원가자고 소리 쳤답니다.
엄마가 기가차서
그자리에서 주저 앉아 우시는데
오빠가 엄마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고 하고..
그때 새언니가 오빠 말리면서 한 말을
엄마가 정말 생생하게 기억한대요.
오빠 어머님 상태 알면서 소리치고 하지 말라고
원래 자기가 뭐 하시는지 모른다고
순간 순간 이럴때 마다
화내고 그럼 상태 더 안좋아진다고..
네..새언니가 그 동안
오빠한테 계속 바람을 넣은거래요.
아마도 엄마를 계속 치매 환자 취급을 하면서
오빠를 설득한거 같다고..
그 날 이후로
오빠는 병원 가자고 아침마다 말하고
엄마는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
저희집으로 피신을 오신거였어요.
제가 그 얘길 듣고 너무 충격적이고 황당해서
이틀 내리 고민을 했습니다
저한테는 너무 고맙고
은혜를 갚아야 할 새언니지만
멀쩡한 엄마를 치매 환자로 몰고가는 것 만큼은
막아야하는게 아닐지
내가 알던 새언니와
엄마에게 듣는 새언니의 모습이
너무 달라 혼란스러웠어요
며칠의 생각 끝에 토요일에 학원 마치고
새언니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만나서 얘기 좀 하자고.
오랜만의 통화에
새언니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고
그 와중에도 어머님 잘 계시는거 묻는거 보고
내가 알던 새언니가 맞는거 같아
바로 약속을 잡고 어제 서울 올라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새언니..말랐더군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저보다 다섯살이 많음에도 저보다 어려보이던
새언니 같지가 않았어요.
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당장 우리 엄마 일이 더 신경 쓰인지라
몸 안좋냐는 인사는 건성으로 때우고
언니한테 본론부터 꺼냈어요.
우리 엄마한테 대체 왜 이러는지
왜 멀쩡한 사람을 치매로 몰아 가는지
그리고 엄마한테 들은 새언니의 행동들..
며느리의 도리 따지기 전에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지 않냐..
제가 생각해도 매섭게 다그쳤는데..
새언니 얼굴 참 평온하더군요..
그리고 엄마가 말한 그 코웃음을 픽픽 웃더군요
처음 봤습니다 그런 모습..
그리고 새언니가 쭉 얘길 하기 시작하는데
소름이 끼쳤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엄마가 나에게 한 말들보다
새언니가 하는 말들이 더 마음에 와 닿고
있을법 한것은.. 제가 당해봐서입니다..
아직 자고 있는 부부방에 들어가
빨래를 챙겨 나오며 혀를 차는 우리엄마
냉장고에 반찬 잔뜩 해 놓고
새언니랑 밥 먹을때는
찌개 하나에 김치에 나물쪼가리만
꺼내는 우리엄마..
오빠 집에 오면 손수 옷 받아 걸어주고
씻고 나오면 팔짱 끼고 쇼파에 앉아서
새언니한테는 밥 차리라고 말하는 우리엄마
아파서 휴직 한 새언니한테
몸 간수 못한게 무슨 자랑이냐고
막말 하는 우리 엄마..
언니 휴직한 이유가 유산 때문이었고
스트레스 너무 받아서 유산하고
한달 넘게 하혈 하면서
언니 아버님께서 일단 무조건 쉬라고 하셨대요
제가 당해본 일이었어요
내 시어머니에게
똑같은 방법은 아니어도
소름끼치게 비슷한 상황들..
합가는 아니었지만
차로 20분 거리의 시댁에
주말마다 방문해야 하고
가면 설거지에 청소에 빨래에..
임신한 몸으로 매주 불려가
무릎꿇고 앉아 일장 연설도 들어 봤지요.
그러다 두번이나 유산 할때쯤
남편은 더이상 내 편이 아닌
남의 편인걸 알았구요
밥먹는거,숟가락질한번,똑같이 돈 버는데도
내 아들 등골 뽑아 먹는다는
막말과 욕설들..
그걸, 새언니도 당했답니다.
믿기 싫었고
설마 우리 엄마가 그랬을까 싶었는데
새언니가 순순하게 인정을 했습니다.
새언니가 엄마한테 한 행동들 다 맞다고
빨래 챙겨 나가실땐
눈 떠서 보고는 일부러 눈 마주친 다음에
오빠 품속에 파고 들었고
김치에 나물쪼가리 밥상으로 내 주시면
입맛 없다고 안먹고
초밥이나 족발 시켜서 혼자 먹었대요.
드시라는 말 없이 어머닌 배부르시죠?
하고 혼자 먹고..
오빠한테 엄마가 애인처럼 대하면
그 길로 친정에 전화해서
오빠한테 당장 언니 데리고 오라 하라고 시키고
엄마가 몸 간수 어쩌고 하면
원래 애도 날 자리 보고 생기는거라고
애미 마음이 안편한테
어떻게 애가 그 뱃속에서 편하게 있겠냐고
눈 시퍼렇게 뜨고 대들었다네요.
가만히 당해 줄 생각 없었고
어머니 행동 정상인이라고 생각 안했다고
새언니가 딱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가씨,
어머님이 뭐 했는지 모르고
내가 한 짓 들었을때랑
어머님이 한 행동에 대응한
내가 한 짓 들었을때랑 참 다르죠?
근데요..
전 진심으로 어머님 치매인거 같은데요.
만약에 정말로 어머님이 제정신인데
이런 행동 하신거면..
저 인간적으로 어머님
사람 취급 못하겠는데요?
아가씨가 제일 잘 알거 아니에요.
얼마나 짐승만도 못한 짓들인지.
그러니까 어머님은 치매가 온거죠..
제정신으로 그러면 안되죠.
저한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한테요.
제정신으로 그러신거면
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어머니 고소할거에요.
그게 제정신이신거면 저도 가만히 못있죠.]
제가 기억하는대로만 써서 느낌이 좀 다른데
말투 엄청 차가웠고, 이 악물고 말 하더군요
그 순간 저도 알았습니다.
저희 엄마 치매 아니에요.
그치만 치매가 아니면 안되는 상황이네요.
한참 더 얘기 했고
집에 같이 가서 새언니가 겪은 일들..
진단서,통화녹음,동영상 찍은거 다 봤습니다..
네,새언니는 저처럼 순순히 당하기만 하다가
뒤늦게 뭔가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애초에 뭔가 이상하다 싶은 순간부터
전부 기록해두었더군요.
그러니 오빠도 이해 할 수 밖에 없었겠죠.
우리 엄마가 지독하게 나쁜 시어머니라는걸
인정하느니,그냥 치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인정하는게 마음이 편할 수도 있으니까요.
집에 왔습니다.
엄마 붙잡고 저 미친듯이 울었어요.
제가 너무 우니 울 엄마가
그년이 너한테까지 뭐라 하더냐고
말이 안먹히는 불여시같은 년이라고 합니다.
오빠 빨리 이혼시켜야 한다고
저 끌어안고 울려고 하시는데..
소름이 끼쳤어요.
네..우리 엄만데
나한테는 하나 밖에 없는 내 엄만데..
시어머니랑 겹쳐보였어요.
소름끼치게 징그럽고 역겹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 정말로 이랬냐, 진짜냐,
아니라고 믿고 싶은데 엄마가 말하고 행동한거
녹음이며 동영상이며 다 있다.
엄마만 모르고 오빠랑 언니는
그거 다 보고 다 안다. 나도 봤다.
그러니 우리엄마..가엾은 우리엄마..
순간적으로 넋을 놓는게 보였습니다.
저는 이 표정을 이미 한번 봤어요.
제가 이혼 소송 걸고 결과적으로 승소했을때의
시어머니의 얼굴이랑 똑같데요..
새언니 말이 맞네요..
아니 증거는 다 있었고, 그저 심정적으로..
차라리 울엄마가 치매인쪽이 낫다고
저도 생각하고 말았어요.
어떻게..자기 자식이 무슨일 당했는지 알면서
내가 얼마나 미쳐갔는지 알면서..
내가 당한 그대로를 다른집 딸에게
귀하디 귀한 며느님이라고 해놓고
자기 딸 살려준 생명의 은인에게..
엄마 붙잡고 흔들고 울고 불고 비명지르고..
기어이 토하고 쓰러졌다가 깼습니다.
방 구석에 엄마가 쪼그리고 안장
울고 있더군요.
얘길 해 봤습니다.
왜 그랬냐고, 딴소리 하실 생각 마시라고
엄마 딸 무슨 일 당하고 이혼했는지 모르냐고
유산 한 언니한테 몸 간수 운운 했냐고..
밥 가지고 사람 서럽게 하고
오빠 없을때 막말 하고
그거 누가 당하고 산건지 기억이나 하냐고
그 지옥에서 나 꺼내준게 누군지는 기억하냐고
나한테만 은인이냐고
엄마 딸 살려준 사람 아니었냐고..
엄마가 진심으로 했던 안했던
그냥 엄마 치매 맞다고..치매라고..
나라도 할 수 있으면
엄마 요양원에 넣을거 같다고
제발 그래야 된다고 미친듯이 소리 쳤어요.
엄마가.. 그러시네요
처음엔 안그랬는데 시간 갈수록 악이 받친다고
내 딸은 이혼해서 혼자 저렇게 외롭게 사는데
걔가 내 집에 들어와
남편한테 사랑받고 사는걸 보니
복장이 무너졌대요..ㅎㅎ
어느 순간부터 새언니가 너무 밉고
정작 절 이혼시킨게 새언니 같아졌다고
새언니가 잘하면 잘할수록
내 딸 인생 망친거 같고
내 아들 뺏어간거 같았다고..
새언니 아니었으면 혹시 아냐고
너 그냥 좀만 더 참고 아이 낳고 살았으면
지금쯤은 다 해결될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래서 정말 죽이고 싶을정도로 미워졌다고..
내 자식들 미래를 새언니가 다 망친거 같았다고
기가차서 웃었어요.
우리엄마고
내가 어떻게든 사랑해야 할 우리 엄만데..
진심으로 엄마가 치매가 맞을수도 있겠다
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생판 남이라도
고마워서 평생을 그 은혜 갚으며
살아야 할 사람에게..
엄마는 이런 생각을 하고 계셨네요..
자기 손자가 스트레스때문에 유산이 되고
대성통곡을 하는 새언니랑 단 둘이 있을때
애 흘린게 뭔 자랑이라고
그리 요란스럽게 우냐고 했던 엄마 목소리..
제가 들어 버렸네요.
야,너는 예사고 기분 나쁘면 야 이년아 저년아
그걸 녹음 하면서 새언니 기분 어땠을지
상상이 안됩니다.
새언니 눈에 우리 엄마가 치매가 아니면
대체 어떤 괴물로 보였을까요?
자기 자식이 당한걸
남한테 고스란히 푸는 짐승보다 못한 여자..
새언니가 제게 한 표현이네요..
새언니 말 뜻을 알았어요.
치매가 아니면 안되요..
제가 이미 지독하게 당했던 시집살이였기에
엄마가 치매환자라서 일어난 일이 아니면
저는 대체 엄마의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정말 밤새 미친듯이 울었어요.
엄마 붙잡고 울고, 혼자서도 울고
정말 엄마가 나때문에
새언니가 미웠다는 말을 하실때는..
그냥 내가 죽었어야 했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전 시어머니를 보듯이
소름이 끼치고 역겹고 징그러운데..
그런데도 저는
엄마의 그 마음이 가슴이 아픕니다.
차라리 엄마한테 같이 살자 하고 싶습니다.
그냥 오빠부부 놓아 주고 나랑 살자고..
그런데.. 저도 못살겠습니다.
그제까지만 해도, 새언니가 그따위로 나온다면
다 필요없고 나랑 살자 하고 싶었는데..
제 눈에 우리 엄마는
예전 시어머니의 분신처럼 느껴져요.
나 때문에 병들어 버린 가슴 아픈 내 엄마였다
날 그리고 못잡아 먹어 난리던
내 자식 둘을 잡아먹은 그 여자처럼 보였다..
단 몇시간 만에 저는 미쳐버릴거 같습니다.
진심으로..진심으로
엄마가 치매였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검사 받아 그 결과가 치매로 나와서..
어쩔수 없이 요양원으로 모셔야 하는
상태였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제정신이 저지른 일들이 아니라..
정말로 미쳐서,치매라서 생긴 일이면 좋겠어요
그러면 새언니한테 미안한 마음도
엄마를 징그럽게 느끼는 감정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거 같아요..
제가 우리 엄마를 어찌 해야 할까요..
난 그래도 엄마 자식인데..
엄마가 치매이길 바랍니다..
차라리 그게 맞습니다..
오빠가 왜.. 왜 그랬는지 알거 같아요..
겨우 가라 앉혔던 전 시집에 대한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오릅니다.
그 사람들 다 죽이고 나도 죽고..
엄마도 같이 죽었으면 좋겠어요..
이 모든게
어린나이에 멍청하게 시집 간 내 탓 같고,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은
시집 잘못 같고..
그렇게 잘못을 따지다 보니
엄마 혼자 두고
일찍 돌아가신 아빠까지 원망하게 됩니다..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우리 엄마가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걸까요..
미칠거 같습니다..
그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전까지 제 하소연을 들어준건
새언니와 엄마였는데..
지금 이 일을
대체 누구한테 말 할 수 있을까요..
이미 현명한 대처방법 따위가
없다는걸 압니다..
아는데 미칠거 같아서 주절거려 봅니다..
엄마를..엄마를 어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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