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1,2살 연년생 남매 키우는 서른둘 애엄마임.
첫애 생기고 나서 직장을 그만둬서
전업주부임.
원래 남편은 집에 꼬박꼬박 들어왔었음.
근데 무시하기 시작하기 6개월쯤전에
고향친구가 우리동네로 이사온 후부터
밖으로 나돌고 항상 늦게 들어오기 시작함.
바람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 계실텐데
일단 그건 아님.
남편은 항상 놀러갈 때마다 친구123과 노는데
내가 외도 의심돼서 은근 철저히 확인해봤는데
바람은 아니었음.
고향친구 1이 이사온 후 부터
좀 거리두고 지내다가 갑자기 똘똘 뭉친거임.
이 고향친구1이 남편친구들 무리의 중심같은
사람이라 멀어졌던 무리를 다시 뭉쳤나봄.
암튼 맨날 일마치고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게임방가고 주말엔 캠핑가고
아주 집에 들어오질 않음.
여기서 또 짜증나는게
내가 전화하고 들어오라고 바가지를 긁고
난리를 치면 알았어 알았어 들어갈게 숙임.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약속하고 각서까지 써도
그때뿐임.
차라리 나한테 남자가 놀수도 있지!
이러면서 적반하장으로 소리치면
정 뚝 떨어져서 쿨하게 이혼하겠는데 그게 아님
그래서 속이 더 터지는거임.
이혼생각 안해본거 아닌데 주변에서 다들 말림
친구들은
"그래도 바람핀건 아니잖아~
니 신랑 나쁜사람 아닌데 최대한 잡아봐"
라면서 말리고 부모님도 마찬가지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름.
대수롭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나봄.
하지만 모름.
혼자서 애 보면서 하루종일
남편은 집에 안들어오고
전화걸면 지혼자 신나있는거보면
진짜 정떨어지고 죽여버리고싶어짐.
이혼한다고 길길이 날뛰면
싹싹 빌면서 안그러겠다고 하고 또 나돔.
그러면서 미안한건 아는지
미안하다~오늘은 진짜 어쩔수없었다~
어쩌구 저쩌구.
하다하다 안돼서 그냥 포기하기로함.
솔직히 이혼하자니
혼자 핏덩이 남매 키울 자신도 없고
애들 이혼가정에서 키우는것도 미안하고
무엇보다 주변에 내게 힘이 되주는
친구도 가족도 없음.
있으면 뭐함 내맘 이해도 안해주는데..
그래서 그냥 남편에 대한 기대를 버리기로 함.
당신은 이제 내남편 아니다.
그저 애들 아빠일 뿐이다.
이제 들어오든 안 들어오든 내 알바 아니다.
그래 당신 마음대로 싸돌아 다녀라.
그렇게 마음먹은 후부터 전화거는것 다 끊음
오히려 그 전에 바가지 긁고 냉랭했는데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마음도 나름 편해져서
옛날처럼 출근 잘해라 배웅도 해줌.
밥도 차려주고 할거 다 함.
남편은 그게 어떤의미인지 몰랐을거임.
이게 진짜 무서운게
사람이 아예 모든걸 다 내려놓게 되면
남처럼 대하게 되는거임.
내 가족이 화나게 하면 나도 화나지만
남이 뭔 ㅈㄹ을 하든 내 알바 아니니
신경을 끄게 되는거잖음? 그런거임.
보통 사람은 타인에게는 친절하니까
하지만 남편은 그걸 내가 화가 풀렸다고
생각했나봄.
전화 안걸고 바가지 안긁으니까 신났음.
아예 외박하고 그대로 출근하는 날도 생기고
일주일중 일주일을 안들어옴.
기가 막혔지만 뭐 그러려니 했음.
어차피 난 애들방에서 같이 자기 때문에
각방이었음.
아침에 아침 차려주고 방에 쏙 들어가고
대화는 진짜 단답식, 절대 먼저 말 안검.
하지만 대답해줄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해줌
눈치제로인 남편은 그때도 위화감을 못느낌.
한 한달정도가 지났음.
친구들이랑 놀면서 나한테 단 한번도 먼저
전화건적 없더니 갑자기 전화가 옴. 씹었음.
그러니 문자가 옴. 문자내용은
"뭔일있어? 전화 왜 안받아"
그러고 계속 전화오길래 호기심에 받아봄.
싸그리 남처럼 무시한지 3주만에 나눈
전화내용은 이러함.
남편-왜 이렇게 전화 안받아?
나-뭐 좀 한다고
남편-애들 뭐해? 밥은 먹었어?
나-아니 지금 먹으려고 왜?
(뭘 새삼 그런걸 궁금해하냐는 뜻이었음)
남편-화났어? 진짜 미안해
아니 오늘 ㅇㅇ(친구)가 힘든일이 블라블라..
나-뭘 미안해해 그럴 필요 없어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싶다는데 어쩌겠어
이제 내눈치 안봐도돼 뭐라 안할게
조금 당황한듯한 눈치였음.
그 다음부터 슬슬 집에 자주 들어오기 시작함.
전화도 꼬박꼬박 걸어서 막 뭐하고 있냐
애들 잘있냐 밥 뭐먹었냐 이런걸 묻기 시작함.
퇴근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막 사오고
저녁먹을때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함.
애들 보면서 친구들한테 전화오면
나 들으라는듯이 크게
"나 오늘 애들이랑 있을거다 안나가"
이러면서 전화 끊어버림.
솔직히 나는 그때 진짜 엄청 지치고
더이상 마음고생 하기 싫어서 마음 다 놓은거라
니가 그러든 말든 내 알바 아니다 싶어서
계속 무시했음.
일단 두달정도 된 지금
남편 일주일중 일주일을 칼퇴함.
회식할때 나한테 전화해서 뭐라는줄암?
"오늘 회식하는데 빨리 가게끔 해볼게"
ㅋㅋㅋㅋㅋㅋㅋㅋ기도 안참.
그런걸 왜 변명하듯이 설명하는지..
내가 싸그리 관심 끊고 무시하니
이제야 심각성을 깨달았나봄.
이혼하겠다고 날뛸땐 모르다가 ㅋㅋㅋ
당장 받아주면 이인간 또 정줄 놓고
두달전으로 돌아갈거 뻔히 보여서
일단 모른척 지켜보기만 하고 있음.
눈감아주고 싶지 않은게
이인간때문에 1년동안 마음고생한 내가
너무 불쌍해서 그러고 싶지 않음.
일단 받아줄지 말지는 보류임.
고작 이따위로 내 마음이 다시 돌아갈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임.
안될땐 무시가 답인듯 싶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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