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날 의식해서 말을 좀 쎄게 했는지
시어머니께도 전화가 옴.
참고로 지금까지 겪은 시어머니는
개념있는 시어머니가 되고싶고 노력하시나
가끔 자주 실패하는 분임.
그래도 노력은 하시기에
나도 최대한 맞춰 드렸음.
시어머니 입장은 시누도 자신의 딸이기에
내가 좀 야속한가 봄.
내가 힘들고 바쁜거 알아서
엄마도 마음 아프다고 대화가 시작은 되었지만
결국엔 방 한칸 내어 주기가 어렵나로
본론이 나옴.
어차피 올해는 힘드니
내년이라도 되게 하자고 하심.
정 힘들면 시어머니가
직접 애를 데리고 오겠다고 하심.
진짜 머리에서 수만가지 생각이 돌고 돔.
성격대로 받아 치기엔 신랑을 사랑하고
신랑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그냥 참을 수도 없었음.
그래서 그냥 형님 시댁에서 형님께
이런 부탁을 한다면 어머니 뭐라고 하시겠냐고
형님이 아침에 잠을 5시간도 못자며
동동 거리고 사는데
거기다 이런 부탁을 하면 뭐라고 하시겠냐고
어머니가 오시는건 항상 환영했고
마음으로 최선으로 대한거
어머니 알고 계실꺼라 믿는다고
현실적으로 가능한건 해 드리지 않았냐고
어미니가 오셔도 운전도 못하시고
무엇을 어떻게 아이를 케어 해주실 수 있느냐고
정말 미국에 보내길 원하시면
전문 홈스테이에 맡기시는게 맞다고
내가 제일 걱정되고 싫은 건
꼭 귀찮아서가 아니라
남의 금쪽 같은 아이를 책임지고 맡는거라고
나는 그런 책임을 지고싶지 않다고
신랑이 전적으로 맡겠다고 한다면
난 신랑을 믿고 의사를 존중할테니
신랑한테 말씀 하시라고
난 진심 시어머닐 좋아했음
다른 이유 다 떠나서
나에게 선물 같은 사람을 낳아주신 분이라
마음 다해 잘해 드리고 싶었고 지금도 그럼
그래서 시어머니랑 사이가 나빠지는걸
원하는게 아님.
내가 좀 힘들더라도 일년에 한번씩 보면서
좋은 시간 함께 보내고 잘해 드리고 싶은게
내 진심임.
나도 내 옆에 있는 부모님이
늙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져미는데
가끔밖에 볼 수 없는 신랑 마음은 어떨까 싶어
진심으로 사랑해드리고 싶었지만..
짝사랑이었음.
신랑한테 대화내용 설명했고
신랑이 원하는대로 하라고 했음.
솔직히 자기 조카도 예쁜거 모르겠다 할 정도로
나보다 애를 더 싫어하고
원래 성격이 원체 남한테 신세 안지고
나도 안해준다 스타일이라 믿고 맡겼음.
신랑이 너무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운걸 넘어서
자존심이 상해 해서 내가 더이상 뭐라고 하기도
어정쩡한 분위기가 됐음.
전혀 통쾌하지 않은 대처법인지도 모르겠음
아직은 신랑의 입장과 마음이 내 속풀이 보단
더 중요하다 느껴져서 미흡하게 대처 했는지도
모르겠음.
솔직히 신랑에게 좋은 여자인 척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꺼임.
+ 후기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어요.
어디서부터 얘기를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얹쳐 답답합니다..
시어머니가 울엄마에게 메세지를 보냈음
정중하게 부탁하는 어투였지만
내용은 형제 없이 자라서 가족간의 도리를
모르는 나를 사부인께서 잘 타일러 달라는
내용이었음.
그리고 남편 기죽이지 말고 타향살이 하며
생고생 하는 남편 보듬어주게 하라는
당부도 있었음.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던 엄마가
신랑과 나를 불러 자초지종을 물으시곤
나보다 더 분개 하심.
울엄만 꼭 내 엄마라서가 아니라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환갑이 넘으셔도 소녀감성 유지하시며
자기일 열심히 하시고
주변에 열심히 베푸시는 분임.
항상 나에게도
넌 혼자 자라서 이기적일 수 있으니
손해보는게 이기는거라 생각하고 베풀어라
가르치신 분이고 제일 든든한 후원자이자
가장 나를 날카롭고 신랄하게 비판하시는
분이기도 함.
결혼할때 모두가 반대 할 때도
넌 어차피 우리 말 들을 애도 아니고
네 삶 네가 선택하는거라며
말 없이 지지 해 주셨음.
결혼전후 집안간 크고 작은 마찰이 있을때도
자식들에게 상처 줄 필요 없다시면서
많이 참으시고 양보 하셨음.
자초지종 들으시고 화 삭히신 후
처음 꺼낸 말씀이 신랑 이름 불러주시며
지금 네가 가장 마음 아프고 곤란한 사람인거
잘 알고, 엄마도 그게 참 가슴 아프다.
지금까지 모든걸 너희가 알아서
잘 해나가리라 믿고 맡겼지만
사부인께서 나에게 직접 얘길 꺼내신 만큼
이젠 더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야속해 하지 말고
어른들의 일을 부부간의 일로 만들지 말아라.
서로 집안간의 일로 질책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지금까지 지내온대로
두사람 위주로 살아라.. 였음.
나에게도 따로 신신당부 하심..
신랑이 제일 곤란하고 마음 아플 테니
절대 탓하지 말고 이문제로 부부싸움 하지 말라
엄마가 신랑에게 물었음.
애가 객관적으로 봐도
남편 잘 챙기고 존중하며 사는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남편 기죽이지 말라는
얘길 들어야 하냐고
알고보니 나 없는 시간에
시어머니와 신랑이 통화를 했나봄.
신랑이 안그래도 살면서 내게 면목 없는 부분이
많으니 제발 이치에 맞지 않는 얘기 해서
더 면목없게 만들지 말라고 했나봄.
시어머닌 네가 3억이나 들고 갔는데
왜 면목이 없냐고 하셔서
세세한 계산을 하게 됐다 함.
신랑이 받은 3억은 8년 전 취업해서
혼자 독립해서 나올 때 받은 돈임.
그때 3억+신랑이 대출받아 아파트를 샀음.
결혼 자금을 미리 받은 돈이라 결혼 할땐
일절 없었고 불만 또한 없었음.
결혼을 결정하면서 우린 이미 평생 동반자라는
믿음으로 니돈 내돈 없이 우리 돈이란 개념을
공유했음.
미국에 오게 되면서 아파트는 전세주고
신랑이 그동안 모은 돈+대출갚고 남은 전세금
2억 5천 정도 였음.
그중에 3천을 결혼할때
예단 개념으로 시댁에 드림.
나는 예물 받은거 없고 바라지도 않음.
난 솔직히 결혼 할때, 현금이 얼마 없었음
계속 학비로 나가기도 했고
결혼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401K, IRA, life insurance 등등
미래를 위한 예금을 더 많이 했음.
그래도 미국 first-time home buyer제도 덕에
일부 패널티 없이 해약 해서 7만불(7천만원)을
집값에 보탬. 그리고 신랑 차를 사줄려고 했음.
신랑이 자긴 수입도 없는데 다달이 나가는
지출은 무조건 최소화 시켜야 한다며
차 없이 살거나 진짜 굴러가기만 하는
몇천불짜리 차 사겠다고 우김.
그러는 와중에 아빠가 신랑이 차를 워낙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런 상황 일수록
기 살려 줘야 된다고 해서
아빠가 6만불 짜리 차를 사주심.
그리고 내 짐 덜어주시겠다고
차 보험료도 내주심
그리고 신랑은 내 바램으로
2년 가량 취직 하지 않았음.
신랑은 한국대기업에서 일하면서
주 6일 평균 14시간 근무 해왔음.
주재원 생활은 조금 나았지만
업무 스트레스 + 상사 스트레스는
내 상상을 초월했고 결혼할 즈음
신랑은 심신이 지쳐있는 상황이었음.
실력이 있어도 언어장벽이 있으니
실력보다 못한 자리 가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신랑이 좀 쉬어야 했음.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 할 만큼
온갖 스트레스성 질환은 다 지니고 있었음
신랑은 가장이 쉰다는건 말도 안된다고
몸쓰는 일이라도 하겠다고
실제로 나 모르게 페인트 알바도 다녔음.
간곡한 설득 끝에 신랑은 2년동안
영어공부와 자기 분야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한 끝에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은 직장 다니고 있음.
그간 들었던 신랑 학비만 2만불 넘음.
신랑은 자기의 직업은 전업주부라며
정말 전문적으로 집안일을 해줬고
나도 신랑을 최선을 다해 챙겼음.
스트레스성으로 소화기관이 약해져서
식이요법 신경 썼고
영양균형 챙겨서 아무리 피곤해서
아침 저녁 챙겼고, 도시락도 싸줬음.
신랑 말은 자기 엄마보다 내가 더 잘 챙긴다고
한국에서보다 훨씬 대접받으며 산다고 했다함
하여튼 이런 얘길 신랑이 시어머니께 했고
앞으로 평생 아마도 내가 자신보다 연봉이
더 높을테니 돈 얘긴 꺼내지도 말라고 했다함.
애시당초 3억도 모든 형제에게 공평하게
배당된거니 이 집에 대한 소유권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함.
신랑이 버릇없이 제발 기본적인 상식은
지키면서 살자고 말했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시어머니가 받은 돈 내놓고
그돈으로 미국에 직접 집 사시겠다는
말까지 나옴.
내가 그냥 돈 드리고 마음 편히 살자니까
신랑은 그럴 마음 없다함.
자긴 받을껄 받았고
자식 도리 못하고 산것 없고
무리한 얘길 하는건 부모님이니
토해 놓을 필요 전혀 없다고 함.
자긴 나에게 미안하지만 앞으로 절대
시민권 따는 일은 없을꺼라고
영주권자로 살면 부분부분 불편한 일들이 있음
시민권 따서 형제초정,부모초청 해달란 얘긴
싹도 못나오게 할꺼라며
진짜 나라 잃은 사람처럼 상심해 있음.
엄마께 어떻게 됐냐고 여쭤도
신경끄라고만 하심.
어른들의 일은 어른들이 해결한다고
다 늙은 자식일에 끼어드는게 우습고
이해 되지 않지만 어쩌겠냐고..
난 신랑이나 잘 챙기라고 하심.
그리고 아빠 알면 일 더 커진다고
타이밍 봐서 엄마가 말씀하신다고
당분간 말 하지 말라심.
정말 별거 아니라고 열받은 해프닝 정도로
치부했던 일이..나와 내 사랑..우리의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하는 일이 되었음.
나 하나 양보했다면 피할 수 있는 일이었을까
엄마께 여쭈어 보니
그건 양보의 차원이 아니고 일종의
manipulation이라고 난 그런 상등신을
낳은적 없다고 하시는거 보니..그건 아닌가봄.
신랑은 연락와도 모조리 받지 말라고
자기선에서 해결하겠다고 함.
나도 그 뜻을 따를 생각임.
내색도 못하고 괴로워 하는 신랑 보기가
더 괴로움..
등 쓸어주니 내 맘 알지?
미안하다고 하기도 미안하다..라고 하는 신랑이
너무 안쓰럼.
결혼하니..정말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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