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29 , 남편34
결혼한지 1년 6개월입니다.
양가 손벌림 없이 반반 결혼했고
맞벌이로 생활비 200씩 내고
남는돈으로 각자 용돈,경조사비로 썼어요
평소에 할말 못할말 구분 잘 못하고
눈치 없는 성격의 남편
저는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하고
그냥 딱히 말꼬리 잡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너무너무 화나는 일이 생겼어요.
임신 전에 맞벌이 할 때는
남편이랑 저랑 300정도씩 비슷하게 벌었고
칼같이 반반했었는데 임신하고나서
남편이 일 그만두는게 어떻겠냐
해서 그만뒀어요.
제 직장이 야근도 많고
편도 1시간 반거리에 있어서
운전하고 다녔어요.
문제는 남편 외벌이로 생활하게 되면서
뭐 하나 사는것도 눈치보이고
뭔가 저한테 자기 월급 다 갖다주는게
못마땅했는지 몇번 다툼있고 나서
생활비 200주고 그 안에서 해결하라고 해서
그렇게 쓰고 있어요.
그렇다고 사치하는 편은 아니고
남는 돈은 저희 공동 통장에 넣고
한달에 장보고 외식하고 이것저것
한 50정도 쓰는 것 같아요.
어제 둘이 저녁 먹고 앉아서 수박을 먹는데
갑자기 내일 출근하기 싫다며
자기는 일 안해서 좋겠다
우리나라 여자들은 임신만 하면
그때부터 일 안하고 집에서 놀잖아
부럽다.. 이러는겁니다.
그때부터 전쟁이었어요.
머릿속에서 뭔가 탁 끊어지면서
정신놓고 싸웠네요.
남편은 농담인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이냐며 난리고
저는 한번만 더 그딴소리하면
병원가서 중절수술하고 잠수탈꺼다
까지 나온 개막장 싸움이었어요.
(뱃속 아가한테 미안하지만..)
진짜 그정도로 이 사람이 평소에 이런생각을
가지고 나한테 주는 생활비도
얼마나 아까웠을까 하면서
더럽고 치사하고 하..
하여튼 어제부터 냉전상태로
지금은 친정에 와 있어요.
엄마는 남자들이 다 그렇지 뭐
그냥 니가 이해하라는데 제가 예민한가요?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오늘 아침에 톡으로
그만하고 들어와 ~ 그정도 했음 됐어
이러고 있네요.
그리고 한가지 더 궁금한게
남편이 가끔 김치녀 라는 말을 써요.
티비같은거 보다가 아님
친구들이랑 톡방에서 얘기할때
김치녀 어쩌고 저쩌고 이런거 쓴 걸 본적있는데
그거 일베같은곳에서 사용하는 단어인지도
궁금하네요.
맘 같아선 진짜 뒤집어엎고 싶어요
남편이랑 어떻게 해결을 해야할까요?
+ 후기
일단 저는 아직 친정에 있구요
이게..단편적으로 이 일뿐만 아니라
남편 외벌이 시작하면서 사사껀껀 물건 사는데
다툼이 있고 생색을 내고 해서 그게 쌓여서
저도 모르게 터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이번에 아빠 생신때도
아버님 생신에는 40만원짜리 지갑 사주고
저희 아빠 생신때 " 우리 아빠껀 뭐 살까" 하니
이번달에 얼마 나가는지 보고 결정하자~
뭐 이런 것들이 솔직히 더럽고 치사하다
느껴졌어요. 이런것들이 많이 쌓였나봐요.
오늘 오전에 월차내고 친정와서
저 데리고 가려고 해서 카페에서 얘기했어요
그동안 쌓였던 것들, 섭섭했다
그리고 우리가 계획해서 일을 그만둔건데
내가 집에서 놀려고 임신한것처럼 얘기해서
나는 당신이 다른사람처럼 보인다
했더니 자기도 처음 외벌이 해보니
돈 나가는것만 눈에 보이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주위에 아기 갖고 전업하는 부인 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그렇게 한번 들어앉으면? 다신 일 안한다고
해서 그것도 무서웠대요, 평생 혼자벌까봐;;
하여튼 이런저런 얘기하고 나서
제가 매달 남편이 준 돈에서 꼬박꼬박
150만원씩 찍은 이체내역 보여주니
아무말도 못하더라구요.
내가 정한 생활비 50에서 모자라는 돈은
내 여유금으로 충당한 내역까지.
남자들은 참 이상한 것 같아요.
자기가 집에서 먹는 것들이나
집에 있는 자잘한 생필품들도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나봐요.
나름 전업하고나서 눈치보여서
집에서 편히 쉬지도 못했어요.
출근할때 아침밥 차려주고
하루종일 집안일 닦은곳 또 닦고
빨래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이라
그동안 못했던 정리정리 청소청소청소
한숨 돌리면 장보고 저녁 준비하고
남편은 그동안 출근하고 있었으니
잘 몰랐겠죠.
제가 이렇게 눈치 보면서 집안일 열심히했던거
눈치보여서 친구도
주말에 남편이랑 같이 만났었어요..ㅎㅎ
허탈해요.
얘기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뭔가 화가 나는게 아니라
이렇게 그릇이 작고 이기적인 남자를
내가 평생 믿고 살 수 있을까
결론은 잠시 떨어져 지내기로 했어요.
아직 아이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저도 좀 혼란스럽고 그래요.
이혼이 쉬운건 아닌데
지금 마음으론
남편과 예전처럼 생활하지 못할 것 같아요.
모든게 다 가식처럼 보여서요.
그리고 평소에도 저런식으로
진담반인 농담을 자주했어요.
제가 짜증부리면
장난이데 왜그래~엄청 예민하네~
사람 미치게하고
휴..생각해보니 좋은점이 하나도 없는데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네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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