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야기

네이트판 레전드 - 왕따였던 동창이 남편 사장의 와이프

트러블메이킹 2021. 5. 9.

올해 34살 된 5월에 결혼한 새 신부입니다

제가 늘 눈으로만 읽던 결시친에
글을 남기게 된 이유는 제목 그대롭니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은따가
"제 남편의 사장 와이프" 네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앤데
솔직히 그때는 통통하고 평범한 외모에
촌스러운 일자 단발을 한
공부 엄청 못하는 애였습니다.
우리반 꼴찌를 도맡아서 하던 애였죠

딱히 성격이 나쁘다거나 한 애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약간 성숙하고 쿨한 성격이었습니다

근데 왜 그런 애들 있잖아요
별 이유 없이 애들이 안좋아하는 애
걔가 딱 그런 타입

특별히 이유는 없지만
애들이 안좋아하는 애였습니다.

성적도 바닥이니
더더욱 애들한테 무시당하는 애였죠

그 애와 함께 노는 애들도 있긴 했습니다
반에서 정말 공부 열심히 하겠다

싶은 그런 타입의 애들 있잖아요.
그 애들과 같이 다니던 애였는데
반 전체가 그 애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애가 친구들한테 뭔가 잘못을 하기라도 하면
아무리 사소하고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도
다 같이 나서서 그 애한테 뭐라고 하고

수업 시간에 칠판 앞에 나가서 문제를 풀다가
늘 그렇듯 공부를 못하는 그 애가 못풀면
선생님이 있건 없건 키득키득 거리며
그 애를 비웃거나 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보통 반의 분위기 조성하는 패거리가 있잖아요
그 패거리 중 하나가 왠지 재수 없다며
그 애를 싫어하니까 그 패거리 전체가 그러고
반 분위기를 조성하는 패거리가 그앨 무시하고
구박하니 반 전체가 그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린 시절 뭣도 모르고 
저도 그 애를 구박한 적이 있었네요

저희 체육 선생님이 체육 시작 전에
꼭 운동장을 3바퀴씩이나 뛰게 했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이 타학교에 비해 넓은 편이라
다들 체육시간을 싫어했죠

굉장히 심한 천식이라서
체육시간에 운동장을 뛰지 못하는 그애가
그애가 스탠드에 앉아있자

왜 너는 안뛰고 노냐 너도 뛰어라 왜 안뛰냐
왜 너만 편하냐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파서 그럴 수 없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다들 그 애를 싫어하니 저도 괜히 그래봤었죠

제가 그런 얘길하자 반 애들이 전부 나서서
왜 안뛰냐 뛰면 죽냐 
죽나 안죽나 한번 뛰어봐라
그런 식으로 그애를 다그치고 했었습니다
물론 그애는 뛰지 않았죠 

아프니 못뛰는게 당연한건데
반애들은 그래도 안뛴다며 더 싫어했습니다

반 애들이 순해서 
아무도 육체적으로 괴롭히진 않았습니다 

그저 말로만 구박하고 무시했던거죠

어쨌든 그애는 한 학기를 그 속에서 버티다가
겨울방학이 오기전 자퇴했습니다

그애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가끔 그애와 놀던 애들을 통해 듣고 했습니다 

검정고시를 봤다는 얘기도
우리보다 1년 일찍 수능을 쳤다는 애기도
들었습니다 

그 후로 그애를 잊고 지냈습니다 

그렇게 10여년이 흘러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남자친구와 사귀게 되었고
그 남자와 지금은 결혼해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에
제 남편의 사장님 둘째가 돌이라
뷔페에서 돌잔치를 한다더라구요

남편이 가자길래 그 돌잔치에 따라나섰는데
사모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어서
한참 어디서 봤나, 어디서 봤나 , 하는데

사모가 와서는 너 ㅇㅇㅇ맞지?
이러는 겁니다.

누군지?하고 있는데

나@@@야 @@고등학교 1학년 9반
하는데 심장이 덜컥 했습니다 

제가 당황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더니
니가 기억을 못할리가 없는데 . 해서
응 . 기억나지 . 반갑다
하면서 반가운척 인사를 했습니다 

더 이상 그때처럼
촌스럽지도 통통하지도 않고
오히려 날씬하고 예뻐서 못알아봤습니다

저는 반가운척 인사를 했고
남편과 사장님은 동창이냐며 웃었는데

그애가 정색을 하면서
"난 하나도 안반가운데, 너 같은 반갑겠니?" 
이러는 겁니다 

그애의 반응에 사장님도 당황하고
제 남편도 저와 그앨 번갈아 쳐다보며 당황하고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제대로 못먹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사모님이랑 알아?
하길래 고등학교때 우리반 왕따였다니까

남편이 사장님 결혼식에 자기도 갔었는데
신부측 하객이 사장님 못지않게 많았다고
진짜 왕따였냐고 몇번을 묻더라구요

여기까지는 사실 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전 체육시간에 딱 한번
왜 안뛰고 너만 노냐고 너도 뛰어라
왜 너만 편하냐고 한번 그랬을 뿐이고

제가 그 말을 꺼내자 구박하고 다그친건
다른 애들이었지 제가 아니었으니까요

물론 지병이 있어 못뛰는 애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잘못이지만
다 어릴때 이야기고 하니까

그 애가 너 같으면 반갑겠냐며 정색한게
마음에 걸리기는 해도 그냥 잊었습니다

제 남편은 사장님을 존경합니다
자기와 나이차도 4살밖에 안나는데
정말 어른이라고

큰 회사는 아니지만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많이 신경 써준다고
작은 회사일수록 직원 복지가 엉망인데

사장님은 다르다며 많이 존경하고
사장님도 제 남편을 많이 아끼셨는데
그애가 자기남편한테 어떻게 얘길 한건지

돌잔치 이후로 
사장님이 제 남편을 많이 쪼아댄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애가 마치 제가 주도해서 
왕따 당했다는 듯이 얘기했는지

사장님이 제 남편한테
체육시간에 아파서 못뛸걸로 왕따시켰다며?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서류를 올리면 부장님이 통과시킨건데
부장님까지 트집을 잡는다고 합니다

다른 직원들은 안그러는데
꼭 자기 서류만 가지고 트집을 잡아서
부장님이 처음에는 사장님이 왜 그러시냐고 
무슨일 있었냐고 묻고 했는데

이제는 부장님마저 제 남편한테
일 똑바로 하라고 한답니다.

사실 제 남편 고등학교 졸업하고
정말 운 좋게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된거라서

지금 다니는 회사를 관두면
내 주제에 지금 같은 회사를 어떻게 들어가냐며
수입도 줄고 이런저런 수당도 줄거나 없어지면
맞벌이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사실 남편이 이직하면 저도 걱정이에요.

저는 체육시간에 한번 그런게 끝이었고
다른 애들이 구박하거나 무시할때

저도 가담한 적은 그 한번 외에는 없는데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 단 한번 그애한테 실수한걸
빌기라도 해야 이 상황이 끝이 날까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뒷모습에
마음에 아파 잠도 안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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